다채로워지는 기부 스타일, 사회적 참여 늘리는 연예인들
© 경향신문 최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노 쇼 기부’를 해 화제가 된 배우 임시완. 사진 스포츠경향DB
배우 임시완은 지난 4일 숙박 전문업체 ‘에어비앤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우크라이나의 4인용 숙소를 한 달 간 예약했다. 그리고 그 숙소의 주인에게 “방금 한 달 동안 당신의 호텔을 예약했다. 당연히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예약금을 내고도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이른 바 ‘노 쇼(No Show)’ 행위였다. 원래는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지만 임시완의 행동은 찬사를 받았다. 바로 전쟁에 얼룩지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이색적인 방식의 기부였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에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부터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를 실천하면서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도 생겼다. 여러가지 행동 중 가장 큰 파급력이 있는 것이 바로 ‘기부’다. 최근 다채로운 기부 스타일로 사회적 참여를 늘리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임시완의 ‘노 쇼’ 기부가 대표적이다. 임시완이 우크라이나의 숙소를 예약하고 찾아가지 않은 행동은 사실 방문객이 끊겨 생계가 어려워진 현지 주인을 위한 기부였다. 우크라이나에 방문할 계획이 없는 전 세계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의 ‘착한 노 쇼’ 행렬이 이어졌고, 에어비앤비 측 역시 우크라이나 숙소를 예약하는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임시완은 ‘노 쇼’ 기부가 화제가 되자 그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매일 아침에 그날의 뉴스를 보는 루틴이 있는데 그러한 방법(노 쇼)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당연히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답이 올지 안 올지 염려가 됐는데 다행이 주인으로부터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반색했다.
가수 션의 방식도 독특하면서도 꾸준하다. 션은 지난 1일 삼일절을 맞아 31㎞ 마라톤 완주에 성공하며 1311만여 원의 기부금을 기부했다. 션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해비타트와 함께 ‘2022 버츄얼 3.1런’ 행사를 진행했다. 이 기부금은 전남 화순과 경기 동두천, 충남 청양 등에서 독립유공자의 후손 3세대를 위한 보금자리 건설에 사용된다. 션과 한국해비타트가 2020년부터 달리기 행사로 모은 금액은 11억 4000만원에 이른다.
션의 기부는 역사가 깊다. 이미 가수로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던 2000년대 초반부터 기부를 시작해 2020년이 지난 현재는 기부 총액이 50억원을 훌쩍 넘었다. 현재 한국컴패션의 홍보대사로 2020년 이후까지 약 900여명 이상의 아동을 지원하고 있고 필리핀과 북한, 아이티, 우간다 아동들을 지원했다. 또한 장애아동을 위한 의료센터 건립에도 마라톤이나 자전거 일주 등 각종 수단을 통해 거액의 기부금을 내기도 했다.
배우 강동원은 지난해 NFT(대체불가토큰)을 이용해 기부에 나섰다. 자신이 출연한 ‘목공 라이브’ 영상을 이 같은 방식으로 발매해 수익금을 기부한 것이다.
© 경향신문 지난해 12월 자신의 목공 라이브 장면을 NFT 콘텐츠로 만들어 수익금을 기부한 배우 강동원. 사진 스포츠경향DB
강동원은 지난해 12월초 자신의 테이블을 직접 만드는 브이로그 영상을 촬영하면서 그 과정을 콘텐츠화한 것이다. 영상에는 강동원의 능숙한 목공실력과 더불어 톱질이 여의치 않은 돌발상황에서도 끝까지 작업에 몰두하는 과정이 담겼다. 라이브 당시에도 사전 고지가 없었지만 5500여 명이 동시접속해 그의 목공을 보는 등 화제가 됐다. 이 콘텐츠의 수익금은 전액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부됐다.
현재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의 산불 피해모금에 연예인들의 기부금이 모이는 것처럼, 전통적으로 연예인들의 기부는 직접 현금이나 현물을 다양한 기부기관에 전하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팬 문화가 체계적이면서도 두터워지자 팬클럽에서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도 하고, 환경보전을 위해 해외에 숲을 조성하는 행위를 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에는 스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색적인 기부행렬을 펼치면서 관심과 화제성 그리고 그 의미를 동시에 잡고 있다. 기부의 진정성도 지키면서 색 다른 방식으로 관심도 끌고 있는 연예인들의 행보는 또 다른 기부로 이어지는 선한 영향력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중이다.
하경헌 기자 ⓒ스포츠경향(http://sports.kh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