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판급 토크쇼 '엘런쇼', 19년 만에 종영
미국의 유명 토크쇼 〈엘런 디제너러스쇼〉(엘런쇼)가 각종 추문에 휩싸인 끝에 19년 만에 종영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명 코미디언 엘런 디제너러스(64)가 19년간 진행한 〈엘런쇼〉가 26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디제너러스는 이날 방송에서 “오늘은 관계의 끝이 아니라 작은 휴식”이라며 “이제 여러분은 다른 토크쇼를 봐도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방송에는 배우 시트콤 〈프렌즈〉의 주연으로 유명한 제니퍼 애니스턴, 가수 빌리 아일리시, 가수 핑크가 출연했다. 애니스턴은 〈엘런쇼〉 첫회에도 출연한 바 있다.
진행자 디제너러스는 시트콤 〈엘런〉으로 통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1997년 〈오프라윈프리 쇼〉에 출연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5년간 공백기를 거쳐 2001년 복귀한 그는 2003년 9월8일 첫 방송을 시작한 〈엘런쇼〉를 통해 방송계의 거물로 자리잡았다.
〈엘런쇼〉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포함한 정치인들과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가 거쳐 가는 ‘필수 코스’가 됐다. 한국에서도 싸이, 방탄소년단, 봉준호 감독 등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글로벌 스타로서의 위상을 인증했다.
그러나 2020년 〈엘런쇼〉 제작 현장에서 성희롱, 따돌림, 인종차별 등 직장내 괴롭힘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프로그램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위급 제작진 3명이 해고됐고 시청률도 급감했다.
디제너러스 자신도 논란에 휩싸였다. 2018년 동성애 혐오 트윗을 옹호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토크쇼에서 벌어진 직장내 괴롭힘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3200회 만에 종영을 선언했다.
ⓒ경향신문 정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