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이라면 꼭…” 그래미 참석자가 정장에 ‘헬멧’ 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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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권위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 ‘헬멧 패션’이 등장했다.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진행자의 뺨을 때려 논란이 된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를 풍자한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코미디 앨범 부문 후보에 오른 미국 코미디언 네이트 바가치다. 그는 3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독특한 차림새로 팝스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검은색 정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헬멧을 쓴 채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바가치가 등장하기에 앞서 시상식 진행자인 배우 레바 버턴은 그의 ‘헬멧 패션’을 예고하듯 “다음 발표자는 코미디언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며 “좌석에 앉아 있는 모든 사람은 절대 일어서지 말고 몸에서 손을 떼지 말라”고 소개했다.
이어 바가치가 무대로 걸어나오자 관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바가치는 “많은 사람이 코미디언들은 앞으로 시상식 무대에 오를 때 꼭 이 복장(헬멧)을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막상 써보니 얼굴이 하나도 가려지지 않는 것이, 때릴 수 있는 곳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선보인 바가치의 ‘헬멧 패션’은 지난달 27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있었던 윌 스미스의 폭행 사건을 저격한 것이다. 당시 스미스는 시상자로 등장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발언에 분노해 그의 뺨을 때려 논란을 빚었다. 록이 탈모증을 앓는 아내의 헤어스타일을 두고 농담을 던졌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영화인들과 네티즌 사이에서는 스미스와 록의 행동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했음을 알렸다. 스미스도 다음 날 인스타그램에 글을 써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 내 행동이 창피하다”며 사과했다.
문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