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팔아치운 외국인… '셀코리아' 공포 커지는 이유는?
1.5조 팔아치운 외국인… '셀코리아' 공포 커지는 이유는? © MoneyToday
지난 연말 코스피 시장에서 오랜 매도세를 끝내고 '사자'로 돌아섰던 외국인이 다시 빠져나가고 있다. 새해 들어 금리, 환율 등 대외 요인이 겹치면서 매도세가 급격히 커졌다.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어서 외국인의 한국 증시 이탈 우려가 번진다.
5거래일 동안 1.5조 넘게 판 외국인… 환율 '급등' 여파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팔아치운 규모는 1조3445억원에 달한다.
이날도 코스피에서 1324억원 순매도 했다(오후 4시15분 기준). 앞서 외국인은 지난해에는 11월부터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5개월간 매도세를 멈추고 증시에 돌아온 외국인은 연말 랠리의 요인 중 하나였다.
새해 들어 이탈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1월 전체로는 1조3517억원(17일 기준) 순매수를 기록 중이나, 최근 매도세 확대로 외국인의 이탈이 더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최근 급등 중인 환율과 관련이 깊다. 원/달러 환율은 16~17일 1320.2원에서 1344.2원으로 24원 급등했다. 이날에는 상승 출발했지만 전 거래일 대비 4.5원 내린 1339.7원에 마감했다. 환차익을 노리고 한국 증시에 베팅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 급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환율 급등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 후퇴와 국채금리 상승 영향이 환율 불안정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7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106%로 마감했다. 지난달 말 3.7~3.8%대에서 움직였는데, 이달 들어선 4%를 넘어섰다.
불안한 중국 금융시장도 인접국인 한국의 원화 가치를 낮추는 요인이다. 중국 통화정책 변화 기대감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동결로 무너졌다. 물가, 유동성 지표 등 경기지표도 부진했다. 엔/달러 환율 상승과 국내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 약화도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멈춘 만큼 원/달러 환율이 금리인상 국면처럼 튀어오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달러 약세를 가져올 재료가 보이지 않아 13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추측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국 단기자금 시장 내 유동성 우려 등으로 단기적으로 달럭의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리스크도 부담… 추가 경기부양책 나올까?
중국 리스크는 한국으로 전이될 수 있어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중국 부동산 우려 확대와 미·중 관계 악화 등으로 중국과 한국 시장에서 매도세가 발현됐다. 3월 예정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의 정책적 변화가 포착될지가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 시장과 경기가 연초 부진을 털고 재차 반등하기 위해 중요한 점은 중국발 각종 불확실성 완화"라고 말했다. 이어 "3월 전인대를 전후로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 부양책이 실시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올해 4% 중반대 수준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공격적 부양책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미세적 부양책에 그칠 경우 중국 경기 정상화 지연은 물론 금융 시장 불안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