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결혼적령기 20대는 옛말, 30대 신부 더 많아졌다
만혼이 일반화하면서 이젠 결혼식장에서 20대 신부보다 30대 신부를 더 찾아보기 쉬운 시대가 됐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이 가운데 아내가 초혼인 경우는 15만7000건이었다. 연령별로 여성의 초혼을 살펴보면 30대에 결혼한 경우가 7만6900건(49.1%)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20대 7만1263건(45.5%) ▶40대 6564건(4.2%) ▶10대 798건(0.5%) ▶50대 724건(0.5%) 순이었다. 30대 여성의 초혼 건수가 20대 여성을 추월한 것은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90년에는 20대 여성의 초혼 건수가 30대 여성의 18배에 달했다. 하지만 2000년에는 이 격차가 8배, 2010년에는 2배로 줄어들더니, 2021년에는 역전에 이른 것이다.
남성의 경우 이미 2005년에 30대의 초혼 건수(12만1000건)가 20대(11만9000건)의 초혼 건수를 넘어섰다. 남성도 90년에는 20대에 첫 결혼을 한 경우가 4배가량 많았으나 점차 결혼 연령대가 높아졌다. 2021년에는 30대 남성의 초혼 건수가 9만9000건(61.7%)으로 20대 남성(4만4000건·27.6%)의 2배를 웃돌았다. 40대 남성의 초혼 건수도 1만5000건(9.0%)이었다. 결혼 적령기가 20대라는 말은 이젠 옛말이 된 셈이다.
2021년 기준으로 평균 초혼 연령은 여자 31.1세, 남자 33.4세로 집계됐다. 91년에는 여자 24.8세, 남자 27.9세였는데 30년 만에 각각 6.3세, 5.5세 높아졌다. 청년이 좋은 일자리를 얻고, 신혼집을 마련하기까지의 준비 기간이 길어진 것이 결혼 연령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이처럼 결혼이 늦어지면서 첫아이를 낳는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2021년 첫아이를 출산한 엄마의 평균 연령은 32.6세로 전년보다 0.3세 올랐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4.6세, 10년 전과 비교하면 2.3세 상승했다. 첫아이 출산이 늦어질수록 노산 위험 등으로 둘째·셋째 아이를 낳을 기회가 적어진다는 점에서 이는 저출산 흐름으로 이어지게 된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결혼을 ‘나이가 차면 당연히 하는 것’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준비됐을 때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는 전반적인 결혼 연령 상승으로 이어졌고, 한국의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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