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감기 많이 걸린 사람, 코로나19 피해가는 이유
아직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있다. 어렸을 때 감기에 잘 걸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왕관(코로나) 모양의 바이러스 종류 중 하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유행 전부터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잘 알려져 있었다.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와 함께 바이러스 삼 대장 중 하나였다. 전체 감기 중 10~30%를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킨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기 증상 정도만 일으키는 줄 알았던 바이러스가 중증 폐렴 등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미국 캘리포니아 라호야면역학연구소(LJI) 연구팀은 어렸을 때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를 앓았다면 해당 종에 면역력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력도 좋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없는 사람 혈액을 채취해 분석했다. 혈액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6~2019년에 6개월~4년에 걸쳐 각기 3~7차례 채취한 표본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이들 혈액에 있는 면역세포(CD4+ T세포)가 4종의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와 변이 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T세포 면역 반응이 강한 사람일수록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강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 어릴 적 생긴 면역이 성인이 돼서도 유지된 것이다. 참가자의 72~81%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 보통 수준의 면역 T세포 반응을 보였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절반 수준의 면역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변이가 T세포 면역 반응에 미치는 영향은 적기 때문에 오미크론 등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체에도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로 형성된 면역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린 시절 질병은 강한 면역 기억을 유발해 성인이 되면 감기에 잘 걸리지 않거나 무증상 또는 가벼운 증상을 앓고 지나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서 T세포가 표적을 삼는 부위는 내부 단백질이라 변이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12월 나온 바 있다.
연구를 이끈 알레산드로 세테(Alessandro Sette) 박사는 "변이의 출현이 면역 구축 과정을 복잡하게 할 수 있지만 결국, 면역 인구가 늘어나면서 재감염 빈도는 줄고 증상도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물론 아직 그런 단계까진 오지 않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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