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직행 자소서는…" 월가 선배의 취업 노하우
마이크 주 한인금융인협회(KFS) 공동의장(오른쪽)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커리어 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짙은 색 정장에 검은색 구두를 신고 있는 멋있는 미남 청년이지만 이대로 월가 금융기관 채용 면접을 본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양말을 안 신었기 때문이죠."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벤트 건물인 파빌리온에 모인 한국계 대학생 250명 사이에서 연신 '아~' 소리가 터져 나왔다. 월가 취업에 꼭 필요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듣기 어려운 실질적인 노하우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월가 한국계 금융인들의 모임인 한인금융인협회(KFS)는 이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 노하우를 설명하는 '커리어 데이(Career Day)'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실제 월가에서 성공한 한인 금융인들이 대거 출동해 취업을 위한 비법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6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에는 투자은행, 컨설팅업체 등 월가 기업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한인 선배들이 직접 나와서 설명했고, HR 담당자가 기업별 채용 절차와 성공 취업 전략을 밝혔다.
BoA증권 북미총괄대표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이크 주 KFS 공동의장은 "한국인들은 조금만 취업 가이드를 받으면 충분히 월가에 진출할 수 있기에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 공동의장은 "1995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보니 한국 출신은 나와 샌더 허(현 KFS 공동의장 겸 찰스뱅크캐피털파트너스 대표) 2명뿐이었다"면서 "당시 선배가 없어 그 누구로부터도 배울 기회가 아쉬워 조금씩 한인 금융인들을 모은 게 KFS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KFS는 2010년 300명으로 출범해 14년 만인 현재 3500여 명이 활동하는 월가 최대 한인 모임이다.
엘시 맥 BoA HR총괄은 "연간 1만7000건의 채용 접수 결과 2%만이 합격한다"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은 '성과' '리더십' '기여' 등 3가지이며, 이게 없으면 5초 만에 쓰레기통으로 간다"고 말했다.
샌더 허 공동의장은 직접 모의 면접을 진행했다. 그는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인상'이고 그 첫인상은 '악수'에서 결정된다"면서 "악수는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며, 손에는 어느 정도 힘을 주고,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