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날, 미국 공식기념일 된다… “유네스코도 ‘김장’ 공식 인정”
지난해 워싱턴DC 연방의회도서관에서 열린 '김치 데이'. /연합뉴스
미국 연방 정부가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할 전망이다. 김치의 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 미시간주, 워싱턴 DC와 영국 런던 킹스턴구 등이 기념일로 지정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미 비정부기관 ‘거브트랙’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는 김치의 날 결의안(HR 280)을 오는 12월 6일 본회의에 올려 채택하기로 했다. 본회의에서는 표결 없이 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채택된다고 한다. 미 의회에서 채택하는 결의안의 경우 법적인 구속력이 없어서 상원 또는 하원 한 곳에서만 의결돼도 효력을 가질 수 있다.
이 결의안은 한국계인 공화당 소속 영 김(캘리포니아)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 13명이 참여했다. 이 결의안에는 김치는 한국 삼국시대부터 2000년간의 긴 역사를 지닌 한국 전통 요리로, 2013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한국의 전통 김치 제조 과정인 ‘김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산균과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가 들어있어 심장병, 암, 뇌졸중,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최근 미국에서도 김치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면서 식당 등에서도 관련 식품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도 했다. 또 올해가 한인 미주 이민 120주년이자 한미동맹 70주년이며, 한인사회가 미국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은 김 의원과 함께 초안 작성부터 개별 의원 설득까지 결의안 채택 작업을 도왔다고 한다. 박물관 측은 “양당 지도부가 한인 사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표결 없이 채택되도록 조율한 것”이라고 했다. 박물관 측은 김치의 날 결의안 채택에 맞춰 오는 12월 6일 워싱턴 DC 연방의사당 레이번 빌딩 캐넌 코커스룸에서 김치의 날 제정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다.
김치의 날 기념일로 지정된 11월 22일은 한국김치협회가 선포한 김치의 날로, 한국에선 2020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김치콘텐츠통합플랫폼에 따르면 이날로 지정한 이유는, 김치의 다양한 재료 하나(1) 하나(1)가 모여 면역 증강·항산화·항비만·항암 등 22가지 이상의 효능을 만들어낸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것이다. 앞서 김치의 날을 미국 연방 차원에서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자는 결의안은 지난해 처음 발의됐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됐었다.
이혜진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