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은 전 미국 미식 축구선수 O.J. 심슨이 최근 사망한 가운데 그가 경찰을 피해 도주할 때 사용했던 차량이 경매에 나올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인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수집품 전문 웹사이트 콜렉트 보도를 인용, 이 차량의 한 소유주인 심슨의 전 매니저 마이클 길버트 등이 최근 해당 차량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심슨과 이혼한 전 부인 니콜 브라운은 1994년 6월 12일 피살된 채 발견됐고 심슨은 경찰의 출석 명령에 따르지 않고 잠적했다가 같은달 19일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심슨은 친구 알 카울링스가 모는 1994년식 흰색 포드 브롱코 모델 뒷좌석에서 권총을 든 채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며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다. 이 장면은 TV로 생중계 돼 95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증거로 채택된 포드 차량은 심슨이 무죄판결을 받은 뒤 한 차고에 17년간 방치됐다가 2016년 테네시 동부 피전 포지의 앨커트래즈 이스트 범죄박물관에 임대됐다.

현 소유주들은 과거 해당 차량을 75만 달러(약 10억4000만원)에 넘기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팔지 않았다면서, 최소 그 두 배인 150만 달러(약 20억8000만원)에 팔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1994년 살인 혐의로 기소된 심슨은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사건 자체는 미제로 남아 있다.

1947년 샌프란시스코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심슨은 미국프로풋볼(NFL)에서 11시즌을 뛰면서 1973년 러닝백으로는 최초로 2000야드를 넘게 뛰는 등 여러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무죄 선고 후 심슨은 무장 강도죄 등으로 9년간 복역 생활을 하는 등 힘든 노년을 보내다가 지난 10일 76세의 나이에 암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