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곳 떠나 세금 8000억원 아꼈다…미국 빅테크 ‘이주 릴레이’
제프 베이조스 © 제공: 조선일보
실리콘밸리 거물 창업자들이 잇따라 주(州)를 넘는 이주에 나서고 있다. 주별로 법체계가 다른 미국의 특성에 따라 이주를 통해 개인적인 세제 혜택을 노리거나, 사업 편의성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12일(현지 시각) CNBC 방송은 지난해 30년 동안 거주한 워싱턴주 시애틀을 등지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사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최대 6억달러(약 8000억원)대의 세금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베이조스는 지난주 아마존 지분 20억달러어치를 매각했고, 올해 내내 추가로 대규모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워싱턴주가 자본이득세를 도입한 이후 중단했던 대규모 지분 매각을 이주와 함께 다시 시작한 것이다. 워싱턴주 현행법은 25만달러를 초과하는 주식이나 채권을 매각하며 차액이 생길 경우 7%대 세금을 물린다. 반면 플로리다주는 자본이득세가 없다. CNBC는 “플로리다주로 이주하며 절약한 세금만으로 그가 소유하고 있는 대형 요트의 비용을 대체하고도 남는 돈을 벌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인 뉴럴링크의 법인 주소를 델라웨어주에서 네바다주로 이전했다. 갑작스러운 법인 이전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지난달 델라웨어주 법원이 내린 판결이 불만족스러운 머스크의 보복 조치”라고 평가했다.
델라웨어주는 각종 법인 설립 지원 정책과 세제 혜택 등을 갖춘 ‘친기업’ 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머스크가 이끌고 있는 테슬라와 X, 뉴럴링크의 법인 소재지가 모두 델라웨어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캐슬린 매코믹 델라웨어 형평법법원 수석 판사는 지난달 31일 테슬라 소액 주주가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과도한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소액 주주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로 머스크는 원래 받기로 되어 있는 560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거액 보상을 토해낼 처지가 됐다. 분노한 머스크는 X에 “절대로 델라웨어에 법인을 세우지 말라”며 테슬라 법인도 텍사스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