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출산율, 미국 대도시 중 최하위권 추락…14년 새 40% 급감
시애틀의 출산율이 지난 10여 년 사이 급격히 하락하며, 주요 대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최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시애틀의 여성 1천 명당 출생아 수는 2010년 51명에서 2024년 31명으로 20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출산율은 55명에서 50명으로 5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로써 시애틀은 2024년 기준 미국 50대 대도시 가운데 출산율 49위에 올랐다. 최저 도시는 오리건주 포틀랜드(27명)였으며, 이어 로스앤젤레스(32명)가 뒤를 이었다. 반면 오클라호마시티와 콜로라도스프링스는 각각 73명으로 가장 높은 출산율을 기록했다.
포틀랜드와 시애틀의 출산율 추락은 불과 10여 년 만에 나타난 변화다. 2010년만 해도 시애틀은 50대 도시 중 40위에 머물렀고, 포틀랜드는 26위였다. 그러나 2024년 조사에서는 포틀랜드가 무려 31포인트, 시애틀이 20포인트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의 배경으로 사회·경제적 요인과 문화적 변화를 꼽는다. 여성의 고등교육 진학 및 경력 추구, 양육비 상승, 개인 자유와 여행·여가 활동을 중시하는 가치관 확산 등이 결혼과 출산을 늦추거나 회피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첫 출산 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시험관 아기 시술과 난자 냉동 보관 등 의학적 기술 발전이 늦은 출산을 가능하게 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애틀은 특히 고학력 인구 비중이 높은 도시다. 25세 이상 시민 가운데 70%가 학사 학위 이상을 보유해 미국 대도시 중 최고 수준이다. 통계에 따르면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은 낮고 자녀 수도 적은 경향을 보인다.
이 같은 특징은 연령별 출산율에도 반영됐다. 2024년 기준 시애틀에서는 35세 이상 여성의 출산율(1천 명당 36명)이 20~34세 여성(33명)을 웃돌았다. 10대 여성의 출산율은 사실상 ‘0’으로 추정됐다. 미국 대도시 중에서 고령층 출산율이 젊은 층보다 높은 곳은 시애틀을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미니애폴리스, 워싱턴DC, 애리조나주 투손 등 6곳뿐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35~50세 여성 53명, 20~34세 여성 26명)와 워싱턴DC(56명 vs 31명)는 고령층과 젊은 층의 출산율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다.
인구 전문가들은 “시애틀과 포틀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종교성이 낮은 지역으로 꼽히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낮은 출산율과 맞물려 있다”며 “향후에도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늦은 출산과 저출산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