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서 9만 명 ‘노 킹스’ 반트럼프 행진…“민주주의가 무너진다”
시애틀 도심에서 주말 대규모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리며, 약 9만 명이 “민주주의 수호”를 외쳤다.
시애틀 경찰국에 따르면 10월 18일 열린 ‘노 킹스(No Kings)’ 행진에는 약 9만 명이 참여해, 시위 행렬이 1마일 이상 이어졌다. 주최 측인 시민단체 ‘시애틀 인디비저블(Seattle Indivisible)’은 “이번 시위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동시다발 시위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노 킹스’ 운동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보에 반대하며 시작된 시민 저항 운동으로, 몇 달 전 수천 명 규모에서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운동으로 확산됐다.
시애틀 센터 잔디광장에 모인 인파 앞에서 프라라 자야팔(민주·워싱턴) 연방 하원의원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인용하며 “지금이 바로 ‘공화국을 지킬 수 있을지(if you can keep it)’의 순간”이라고 경고했다.
자야팔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왕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권력을 집중시키고 반대 의견을 억압하며, 연방 제도를 자기 입맛대로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비폭력적 저항과 불복종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킹카운티 의회 의장 기르마이 자힐레이는 난민 가정 출신으로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우스 시애틀의 저소득층 주거지에서 자랐다”며 “주택지원(HUD), 식품보조(SNAP), 대학 장학금(Pell Grant)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기반 프로그램이 지금 하나씩 무너지고 있다”며 “지역 정부 차원에서 자금을 재편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위대는 스페이스니들 아래에서 출발해 시애틀 도심을 3마일가량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젊은 부모부터 노년층 활동가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과 평화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외쳤다.
참가자 애슐리 드쿠시는 “가족과 나라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토리 리그던은 “우리가 원하는 건 단지 안전과 존중”이라며 “서로를 보고, 서로를 듣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가자 제프 플렉은 “신문을 보면 매일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기사들이 보인다”며 “트럼프 임기 3년 반이 더 남았다고 생각하면 두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