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경기 ‘멈칫’…채용 급감에 사실상 침체 진입
워싱턴주 경제가 최근 고용 둔화와 산업 위축으로 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분석기관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워싱턴을 포함한 22개 주가 경기 침체 상태이거나 그 직전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주의 경제 규모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잔디는 이번 침체 요인으로 연방정부 감원, 관세 부과 확대, 이민 둔화 등을 꼽았다. 그는 “이 요인들이 동시에 작용하며 전국적으로 경기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주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1만3천600개의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주 고용안정국(ESD)에 따르면, 이는 올 들어 이어진 완만한 고용 증가세가 멈춘 이후의 첫 감소세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고용은 5천400명 줄었다.
실업률은 4.5%로 전월과 동일하며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해도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비자발적 시간제 근로자와 구직을 포기한 인력 등을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8.7%로, 전국 평균(7.8%)을 웃돌았다.
폴 투렉 워싱턴주 고용안정국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워싱턴 경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고용 시장이 사실상 멈춰 선 상태로, 해고는 적지만 신규 채용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향후 경기 회복 가능성에는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연방정부의 감원, 투자 위축 등으로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워싱턴주 경제의 핵심인 기술·정보 서비스 부문에서의 지속적인 해고와 항공산업 생산 부진, 제조업 둔화가 경기 하락을 이끌고 있다. 다만 의료·교육 부문 고용은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세가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경제 관련 통계 발표가 지연되면서 당분간 뚜렷한 회복 신호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투렉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워싱턴주의 성장세는 민간 부문의 투자 여부에 달려 있다”며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대비한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투자가 향후 경기 회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국적으로는 9월에도 민간 고용이 추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